Hanbange 3.0 - (C) Breadu Soft 2008

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네

토비는 아무와도 접촉하지 말고
이야기도 하지 말라더군

서커스에
도움이 안된다면서

땜장이,재단사
두더쥐고 뭐고 다 잊으라고

"빠져요.운이 좋았어요,짐
잊어요",하더군

"네? 잊는 겁니다"

토비가 제 입으로
땜장이,재단사라고 했다고?

어디서 그 소리가 나왔지?

그래서 이렇게 지내내
잊으라는 명령을 따르면서

6부

조지,이게 웬일이야

- 어디서 귀신처럼 나타났나
- 잘 있었나,제리

조지,이거 참
여기서 뭐하나?

미인 부인도 잘 있고?
재미 좋은가?

아니,이럴 게 아니지
뭐 마시겠나?

맥주로는 안하겠지?

- 브랜드 앤 진저에일이면 됐네
- 그래? 좋아

린다,여기 브랜드 앤 진저에일 더불하고
진 하나 더

- 좋은 여자지,결혼할 거야
- 할만큼 했잖나,제리?

이혼 중독증인걸
못 끊어

자네 같지가 않아서,조지
앤 정도라면

이렇게 하세
자네가 득이네

내가 런던의 질시 속에
앤과 살림을 차리고

자네는 내 일을 맡아
재미 보게

가령 중국 여자탁구 대표팀에 대해

"불가사의한 마녀들"
그럴듯 하지 않은가?

그게 오늘 기사인가?

훨씬 큰 거라네
눈에 불을 켜는 축구 건이지

최대의 이적...

"스코틀랜드의 선더부츠가
하락세인 전 챔피언 팀 구원병으로"

- 고마워,린다
- 적어놓을까요,웨스터비씨?

아,그래,린다

- 건배하세,조지
- 건배

우연히 마주친 게 아니네

지난 축구 시즌에
자네가 쓴 편지를 받았었지

곧장 태워버렸지만

그래,바보 짓을 했지
퇴직설도 모르고,미안하네

아닐세,그땐 그럴만 해서 그랬겠지
나도 그랬고

요즘은 사람들을
잘 안만나네

자네와 처지가 비슷하네

남 탓할 건 아니지만

설치다가 쓴 맛을 본 거지
웃기는 입방정이라고

그렇지 않네

잠시 쉬게 하는 걸세
안 그런가?

혹시 할까봐
그 편지 건은 입 밖에 안냈네

하긴 눈 밖에 나
쫓겨날 처지였으니

그걸 알았으면
편지도 안 썼겠지

그 편지 속에서
토비 에스터헤이지를 우려하던데

짚히는 게 있어
그랬겠지

그래,원래 외국인들을
좀 곱지 않게 보지

거기에다 토비 때문에
일이 좀 틀어졌지

- 그래서 그랬지
- 그 이야기를 해보세

그때 막 체코슬로바키아에서
돌아왔었지?

토브와의 마지막 일이었고
영영 그럴 것 같네

- 비밀 기사?
- 그래,그렇고 그런 거지

공중전화통,선반 위
폐지함에서 주워모으는 거지

부다페스트였네
체코슬로바키아는 얻어 걸린 거고

프라하는 재미삼아 갔네
토브와는 아무 관계없이

- 린다
- 더요,웨스터비씨?

그래,좀
아니,아니,가만

식사 할 시간 있나?
여기 네덜란드 식이 나오네

프라하의 단골 바에 갔네
어중이떠중이 다 모이지

북적이는 가운데
구석 테이블에 앉았네

아코디언 소리가 들리고
아주 떠들썩했지

그래,린다,고마워

머리 박박 깎은 친구가 있었네
척 봐도 군인이었지

휴가 나와 취했는데
내가 영국인인 줄 알아본거야

그런데 갑자기 귀가 솔깃한
영국 스파이 이야기를 하는 거야

러시아 비밀경찰에게
총을 맞았다면서

그랬네
바로 내 귀에 대고

못알아듣는 척 했지
그 녀석은 계속 떠들고

그 짐 프리도 사태였네

말단 보병 사병이었는데
그 작전에 대해 툴툴대더군

무슨 일인지 모르고
이틀 밤을 녹초가 되도록 쫓아다녔대

천막을 폈다,접었다
이리저리 이동하면 대검 손질하고!

하지만 중요한 건
러시아 파견대였네

위장한 탱크와 모터자전거
수색견들과

트럭에 가득 탄
험상궂은 민간인들

오스트리아 국경 근처 숲에서
모종의 상황이 벌어진 걸세

아무튼 이 싹싹하고
귀여운 친구가

부대의 중사한테
무슨 일인지 물어봤대

"중사님,무슨 일이죠?
쳐들어갑니까?"

중사 대답이,"아냐,러시아인들이
영국 스파이를 뒤쫓는 거야

장군을 납치하려고 했어!"

"뒤쫓는" 건가
"뒤쫓았다"는 건가?

그거야

그 친구가 말하려던 게
러시아인들은 금요일에 왔대

짐이 잡히기 전날이었지

그 친구 말로는
준비하고 대기하고 있었대

미리 다 안 거지

엄청난 비보였지
총리나 정보부에게는

돌아오자마자
토브에게 다 얘기했네

어떻게 나오던가?

먼저 이러더군
"정말 수고했소,제리"

그리곤 윗대가리들과
쑥덕공론을 했겠지

다음 날 아침...

요즘 아예 소설로
도배를 하시는군!

아주 골치거리요!

술에 잔뜩 취해
별세계에 가있다가는

비틀거리며 돌아와
이런 잡설이나 늘어놓고!

참 한심해!

- 이보게...
- 변명 따윈 듣기 싫소

- 들은대로 전하는 걸세
- 그래,아무 말이나 다 믿나?

엄마 젖처럼
삼켜버리시오!

괜한 유언비어
마구 퍼뜨지 말고!

하긴 몽롱한 술기운에
기억이나 하나!

- 난 잊은 거 없네
- 그럼 이제 잊으시지!

모두 잊으라고!

모르겠소?
그 놈은 첩자요

알기쉽게 앞잡이지

모스크바 센터에서
혼란을 부추기려 보낸 놈이요

서커스에서
헛힘 빼게 하려고

거기 속은 거요,제리
그뿐이요

그래,토브,더 잘 알겠지

마음에 안 들면 하는 수 없지
기사는 낼 걸세

뭘 낸다고?

러시아 애들이 먼저 와있었다는 거라든지
나머지도 쓸만해

공식성명에서
안 밝혀진 이야기들이지

이렇게 터뜨릴 걸세
체코군이 3차대전 급 동원을 했는데

목표는 홀홀단신의 영국인이었다
그럴 듯 하지

TV에 내도
광고가 꽤 붙을 걸

다음 날
편집장이 호출하더군

스포츠부 말고
총 편집장

어떤 웃기는 짬뽕이
전화로 공식 경고 했다면서

"그 개코원숭이 같은 웨스터비의
체코 스파이 건을 싣지 마시오

국익을 해치는
이적행위요

이상 끝"

그래서
올해의 기자상을 놓쳤네

할 수 없지
못질을 해버렸으니,건배!

완전히 박힌 건 아니지
나한테 전했잖나

육필 원고로 말일세

토비 에스터헤이지와 만난
바로 그 날이었을 걸

맞네
당시엔 기분이 착잡했네

내 착오였네

자네가 쓸려나간 소식을 듣곤
아주 바보가 된 기분이었지

자네가 편집장에게
전화한 줄 알았네

아니었네

물론 아니었지
미안하네

별 다른 일이
있는 건 아니지?

기관에서 소동이라던지?

그런데 혼자 캐러다니나?

내 머리가 비상하진 못해도

자네가 이런 걸 묻고 다니면
뭔가 있는 걸세

내 입은 늘 열려있네

고맙네,제리

- 묘한 친구야,토비 에스터헤이지는
- 일은 잘하네

머리야 비상하지
묘하다는 거야

앤에게 잊지 말고
내 사랑 전하게

최고의 한쌍이 될거라고
말일세

참,제리,관두게
토비가 앤 이야기는 않던가?

뭔가 있어도
꼭꼭 감춰둘 친구지

내가 이럴 줄 알았어

임시 교사라는 게
이렇다니까

그래,잘 했다!

시합에 지게 생겼군
프리도에게 코치를 맡긴 탓이야

정말 분통이 터져
어쩌자고 내빼버려

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는
않던?

아무 말 안했어요
모친은 돌아가셨을 거고

말도 없이 그랬으면
다신 쓰지 말아라

안 쓸거에요,어머니
하나를 보면 열을 알지

다음부터는 건강진단도
확실히 하고

저쪽의 포워드 진들
나이 초과 아닌가

등의 그 흉터는
뭐라고 하던?

- 보드카 병을 들고 버스에서 내리다..
- 뭐?

보드카 병 들고 버스에서
내리다 넘어졌대요

말이 되는 소린가

프랑스 출신이 그렇지

자,가자!
서스굿,힘내!

알비스 타고 갔어
딴 차는 못 믿는대

아주 간 건 아냐
캐러밴은 두고 갔잖아

당연한 거지

또 코뿔소라면
작별인사는 한다구

도깨비처럼
그냥 사라지지 않아

모피 일로 왔소

- 오셨습니까,토비
- 피터

오성 호텔은 아니지만
싼 맛에 빌렸죠

안가로는 제격이군!

좀 앉으시죠
오래 안 걸릴 겁니다

그래,극지인이 오기로 했다고
피터?

극지 모피상이
전령으로 쓸만한가?

제 명부에 올리고 싶을 정도로
요긴해 보입니다

그럼 뭐합니까?
우리 애들 대우도 못해주는데

마음이 후하군,피터

그냥 있어요,토비

미안하게 됐네,토비

벽 보고 서요,토브!

혼자 왔던가?
광장에서 대기하는 친구 없나?

깨끗한 것 같습니다

다른 방으로 돌아가서
거리에서 눈 떼지 말아

- 뭐 보입니까?
- 불 잠깐 꺼보게

그림자였나 본데

네,그럴 겁니다

한가지 설을 내보겠네,토비
일이 어떻게 된 건지

콘트롤이 아직 건재하던
18개월 전으로 한번 돌아가보세

퍼시 엘러라인이 자리를
노리는 건 다 알고 있었네

콘트롤이 병들고
전성기가 지났어도

퍼시가 몰아낼 순 없었지

서커스 내부가 뒤숭숭했네

사기가 떨어지고
활동도 저하되고,그렇지?

기억합니다,조지

자,어느 날
퍼시가 대문을 활짝 열고

귀빈을 한 분 모셔왔네

이름하여 제럴드였지

제럴드 왈,"퍼시,어쩌다 보니 러시아의
주요 선과 마주쳤습니다

그게 금맥입니다"

공원에서 산책을 했든
차 안에서 했든

퍼시는 귀담아 들었네

제럴드의 말이
퍼시에게는 노래소리였네

제럴드 왈
"서커스 내부에서

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

작전 요원들과
연락망의 손실을 보십시요"

서커스 내에 모반자가 있다는
사실을 교묘히 피하면서

수뇌부의 실수들을
두리뭉실하게 강조했네

다 콘트롤의 과오라는 거였지

이 설을 이해하겠지

- 네,조지
- 또 다른 생각

퍼시 엘러라인
자신이 제럴드였다

밖에서 러시아 첩자에게 포섭되어
스스로 그 역활을 했다

그럴 법 하지 않고
좀 어수룩 하지?

네,조지

그래서 다음은
제럴드가 퍼시에게 왈

"나와 마음 맞는
친구들 몇이

퍼시 당신을
웃어른으로 모시고 싶다

우리는 정치를 모르고
그 밀림같은 화이트홀에 뜻이 없지만

당신은 다르다"

보모(경호원)
안 달고 왔지,토비?

조지,왜 그러겠습니까?
피터와 극지 모피상 만나러 온건데

폰한테 내려가서
살펴보라고 할까요?

됐네,본인이 여기 있는데
섣부른 짓 않겠지

그래,제럴드는 퍼시에게
위원회를 조직해

자신과 친구들이
멀린과 거래하겠다고 했네

멀린은 모스크바 정보부의
소식통이며

거기서 제공하는
이른바 '마법' 정보로

만사가 잘 될 거라 했네

멀린의 정보는 탁월했고
콘트롤을 뺀 모두가 동의했지

결국 콘트롤이 물러나고
퍼시가 권좌에 올랐네

- 그래서 새로운 게 뭡니까,조지?
- 모작을 샀는데도,토비?

저도 몇 점 팔았지요

액수가 클수록
진위에 대한 의심은 줄어드는 법이네

멀린의 가격은
월 2만 스위스프랑이었네

문서에 나와있지

그래,토비
이건 공식적일세

그러던 어느 날 제럴드가
퍼시에게 최고의 비밀을 털어놨네

멀린의 대리인이
런던에 있다

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
폴리야코프

런던 주재 러시아대사관
문화담당관

자네 기록으론
백설공주 등급이더군,토비

간첩 짓 하기엔
너무 순진무구하다

실제로 멀린의
런던 대변인이었네

이제부터 매듭이
교묘하게 꼬이네

물론 '마법'이야
극비사항이었지만